CIP는 2012년 덴마크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설립 된 그린에너지 전문 투자개발사다. 풍력, 태양광, 파워투엑스(PtX)*, 에너지 저장 등의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최근 10년간 조달한 자금 누적액 기준 전 세계 인프라 투자사 중 전 세계 8위 규모로, 그린에너지 전문 투자사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운용한다. 그만큼 트럼프의 집권이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해 왔다. 2014년 CIP에 합류해 현재 일본에서 아시아태평양 사업을 총괄하는 폴슨 파트너를 서울 종로구 소재 CIP 한국법인에서 만나 트럼프 시대 그린산업의 전망에 대해 들었다.
폴슨 파트너가 "재생에너지 사업은 트럼프의 정책 의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력할 것"이라 낙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내 정치와 시장의 상황이다. 무엇보다 지난 2년 여 간 전세계 그린투자를 급속히 촉발한 IRA가 미국 내 역학관계로 없어지기 어려워서다. 그는 "IRA 투자금의 약 78%가 공화당 의원 지역구에 지원됐기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는 IRA의 폐지를 지지하는 쪽으로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의 이전 임기 동안에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꾸준히 건설됐다"고 상기했다. 트럼프는 첫 집권 선거 기간 석탄산업 지원을 공약했지만, 재임 기간(2016→2020년) 미국의 석탄 발전 비중은 30.3%에서 19.1%로 줄었다. 미국 내 셰일가스 가격이 하락하자 시장에서 더 비싼 석탄이 퇴출되면서다. 시장은 결국 더 저렴한 에너지원을 선택하게 되는데, 재생에너지는 트럼프 첫 임기 때에 비해 기술 발전으로 경제성이 높아진 상태다.
미국 외의 주요국 정치·경제적 상황도 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거라 내다봤다. 그는 "많은 국가에서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안보, 산업 발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행 가능한 경로로 여겨지고 있다"며 "특히 유럽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목표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에너지 안보"라 했다.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할 정치적 동력이 강력히 존재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