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FS는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Net Zero)을 달성하기 위해서 현재 톤당 7달러 수준인 탄소가격이 2030년경 150달러, 2050년 최고 1700달러까지 상승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050년 기준 탄소가격 추정치는 2022년 3차 발표 때의 700달러 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 기간 전세계 평균이 600달러에서 1200달러로 오른 것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다.
탄소가격 급등은 우리나라의 배출 감축 노력이 전세계 평균 대비 더딘 점과 이에 따른 자연재해 영향이 커질 것까지 반영한 결과다.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0년 6억 톤 수준이다. NGFS는 우리나라가 넷제로를 2030년 4.1억 톤, 2050년경 -0.7억 톤까지 줄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 수준의 정책만 유지되면 2020년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은 유지된다.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s)를 달성한다고 해도 2030년 이후에는 추가 감축이 이뤄지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국내총생산(GDP)에 미칠 손실도 처음으로 추정됐다. 2020년 12.2℃ 수준인 우리나라의 평균온도는 2050년 넷제로 달성(2050년 지구온도 상승폭 2℃미만, 2050년 탄소중립 달성 포함)에 성공하면 2100년경 11.6~14℃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현재의 정책 경로를 따르면 2100년께 무려 12.9~16.7℃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 역시 넷제로를 달성하면 1986~2006년 평균 대비 -3.9~16.5% 내에서 머물겠지만 현재 정책 경로라면 1.8~23.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넷제로를 달성하면 자연재해가 제한되겠지만 탄소감축 노력이 현재 수준에 머문다면 폭염, 태풍, 홍수, 가뭄 등이 상당 폭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는 특히 식량 생산에 치명적이다. 쌀과 콩은 각각 최대 -24%, -56.5%, 옥수수는 -96.7%까지 생산이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후변화가 제조업 중심인 우리 경제 전반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넷제로 달성 과정에서 화석연료 공급이 줄고 탄소가격이 상승하면서 GDP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타격을 최소화하려면 넷제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 GDP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반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온도 상승 폭이 높아질 수록 생산성 감소 타격도 강해져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해 12월 탄소중립 정책을 펴지 않고 현재의 기후변화 정책을 유지할 경우 “지역별로 최대 6.3%의 부가가치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는 내용의 ‘국내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의 실물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보고서는 NGFS의 2022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