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의회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중국과 청정산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마련한 '탄소중립산업법'(NZIA) 혜택 대상에 원자력 발전 관련 기술도 포함하자고 제안했다.
의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 표결에서 NZIA 협상안이 찬성 376표(반대 139표, 기권 116표)로 가결됐다.
채택된 협상안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 기술인 핵분열·융합과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등도 NZIA 적용 대상 기술로 추가됐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초안에는 없던 내용이다. 이는 녹색 산업으로 전환 과정에서 원자력 발전 기술 역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의회 최대 정치그룹인 유럽국민당(EPP) 등 의회 내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아울러 의회 협상안에는 탄소중립 기술 관련 부품·원자재·장비 등 공급망 전체로 NZIA 적용 범위를 확대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중국의 공격적 투자에 대응하기 위해 EU가 마련한 NZIA는 탄소중립과 관련된 역내 산업 제조 역량을 2030년까지 40%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법이다.
시행 시 역내 신규 사업 허가 기간이 대폭 단축되는 한편 공공조달 입찰 시 제3국 부품 의존도를 따지게 된다. '메이드 인 유럽'을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유럽판 IRA로 불린다.
이날 의회 협상안 채택에 따라 이제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사회 협상안이 마련되면 의회·이사회·집행위 간 3자 협상이 개시된다.
새 법안이 확정되려면 3자 협상이 타결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최종안 내용은 일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