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간, 미국 온실가스 배출의 정점을 찍은 것은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였습니다. 5,729.87Mt을 뿜어낸 이후, 아들 부시 대통령의 재임 기간 연평균 27.1Mt씩 배출량은 줄어들었습니다. 국제사회 차원의 첫 온실가스 감축 논의가 결실을 맺은 교토의정서를 거부한 부시 대통령이었음에도 온실가스 감축을 기록한 것이죠.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평균 40.3Mt씩 줄어들며 감소폭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어 등장한 트럼프 행정부 1기,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은 늘었을까요. 집권 1년차인 2017년 4,761.3Mt에서 집권 마지막 해인 2020년 4,257.63Mt으로 도리어 감소했습니다. 연평균 감소폭은 167.9Mt에 이릅니다. 앞선 대통령들과 달리 연임에 실패해 상대적으로 재임기간이 짧아 불리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역대급 감축'을 달성했던 셈이죠. 특히, 부문별로 봤을 때, 산업부문의 배출은 늘었지만, 발전부문과 수송, 농업부문은 유의미한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도리어 바이든 행정부 시절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4,549.26Mt, 2022년 4,607.59Mt으로 늘어났고요.
이 기간, 미국의 에너지믹스의 구성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살펴봤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현 시점 기준 2022년도까지만 집계된 것과 달리, 총에너지공급 데이터는 2023년도까지 집계가 된 상태였습니다. 에너지전환의 첫 걸음인 탈석탄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석탄에서 비롯된 에너지 공급량은 연평균 36만 3,970.7TJ 증가했습니다. 이어진 아들 부시 행정부 시절엔 연평균 11만 7,869.6TJ씩 늘며 증가세가 둔화됐죠. 이어 오바마 행정부 시기, 연평균 85만 3,245TJ씩 줄이며 본격적인 석탄 감소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 기간, 이 감소폭은 무려 152만 2,392TJ로 커졌습니다. 30여년 사이 처음으로 석탄발 에너지공급량의 1천만TJ 선이 깨진 것입니다. 2021~2023년 바이든 행정부 기간, 석탄발 총에너지공급 감소폭은 연평균 79만 6,895TJ이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VRE는 어떨까. 오바마 재임 기간, 태양광 및 풍력에서 비롯된 총에너지공급은 연평균 8만 8,676.7TJ씩 증가했고, 트럼프 재임 기간 연평균 증가폭은 17만 2,953.3TJ로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연평균 증가폭 14만 4,213TJ보다도 큰 수준이죠. 트럼프 행정부의 1기 기간, '팬데믹 효과'로 별다른 노력 없이, 또는 트럼프 대통령의 본래 의도와 달리 온실가스 감축을 기록한 것은 아닐까. 이에 다른 지표들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