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공립 대학 중 에너지소비량이 가장 많은 도쿄대학은 주요 공기조화 설비를 에너지 절약형 최신 설비로 교체했다. 기존 형광등도 LED로 전부 바꿨다. 재원은 단과별로 에너지사용량에 비례해 분담하도록 했다. 각 실험실마다 사용하던 냉장고를 통합하는 등 에너지 절약에도 나섰다. 나가노 후토시 도쿄대학 시설부 환경과장은 “설비 교체가 비용 대비 에너지 절감 효과가 가장 크다”며 “정부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도쿄대 자체적으로 제로에너지빌딩(ZEB) 가이드라인이 있을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활용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의 새로운 마천루로 떠오른 아자부다이힐스의 모리JP타워(330m)는 필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건물 자체에서 전부 공급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프사이트(소유지 외부에 발전 시설을 두고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도쿄는 오프사이트 크레딧(온실가스 감축 활동으로 획득한 배출량 감축분에 대한 인증서), 도내 중소사업자 크레딧, 도외 사업자 크레딧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 온실가스 감축 대상 건물들의 선택 폭을 넓혀줬다.
이수철 메이조대학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지하(10~20m)와 지상의 온도 차를 건물 냉난방에 활용하는 지중열 공조시스템을 많이 활용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전지(휘거나 투명도가 있는 얇은 태양광 전지판)를 건물 외벽에 붙여 발전하는 기술 실험도 한창이다. 올해 4월 세끼스이화학은 16개 NTT 사옥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전지를 설치했고, 2025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탄소배출 저감 노력에도 의무 삭감률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 배출권거래제를 활용하면 된다. 도쿄의 배출권가격(초과 삭감량에 대해 발행하는 배출권)은 한때 이산화탄소 톤당 1만 엔(2021년 12월 기준가격)에 달했다. 이후 하락해 현재는 톤당 600엔에 거래되고 있다. 대상 건물들이 삭감 의무를 달성해 배출권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배출권거래제 시행 10년간 크레딧 발행량은 약 1만2000건으로, 실제 거래 건수는 약 1000건에 불과하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크레딧은 기본적으로 발생 코스트가 비싼데다가 다양한 용도(뱅킹과 RE100 등 사회적 가치)로 활용할 수 있어 현재도 톤당 5500엔의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