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유엔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지 어느덧 30년이 되었다. 1992년, 국제사회는 기후변화가 인류 공동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인식하고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했다. 그리고 1년 뒤인 1993년, 우리나라는 국회의 비준을 거쳐 47번째로 가입한 당사국이 됐다.
지난 30년간 기후변화협약은 치열한 대립과 극적인 타결을 거쳐 큰 진전을 보여주었다. 과거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한 교토의정서 체제를 지나 모든 국가가 21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섭씨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자발적인 감축 의무를 지는 파리협정 체제로 거듭났다. 또한 감축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적응, 이행 수단 등 관심 영역이 확대되었다.
이달 30일부터 내달 12일까지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린다. 올해는 파리협정에 따른 ‘전 지구적 이행점검’을 최초로 실시하는 해다. 이는 전 세계 단위에서 파리협정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핵심 과정이며 감축, 적응 및 이행 수단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2년간 기후변화협약사무국에서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기술평가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지금까지 각국이 제시한 감축목표(NDC)로는 섭씨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우며 기후적응과 재원을 위한 노력도 부족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따라 COP28에서는 이탈한 경로를 본 궤도에 올려두기 위해 더 야심찬 목표와 실질적 대책을 촉구하는 결정문에 합의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경제, 환경,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 모든 면에서 현격한 발전을 이루었고, 격상된 지위에 걸맞게 기후 리더십을 발휘해 오고 있다.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적응주간 행사를 개최하여 역대 최대규모의 기후적응 논의의 장을 주도하였다. 탄소중립 에너지전환을 위해 원전, 수소,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에너지 연합을 창설하여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개도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녹색 공적개발원조(그린 ODA) 비율을 확대하고 녹색기후기금에 3억 달러 공여도 약속하였다. 또한, 우리의 우수한 기후대응 기술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COP28에서 기업들이 참가하는 홍보관도 운영한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탄소중립 이행 노력과 개도국의 녹색성장을 돕는 포용적 그린리더십을 토대로 COP28의 성공적 결과 도출에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전지구적 이행점검이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진전하는데 기여하고 더 나아가 기후위기 극복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