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제=홍수인 기자]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은 지구 기온 상승 제한폭을 산업화 이전(1800년대) 대비 ‘1.5도’로 결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러한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21세기 후반에는 매년 50억톤(t)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IEA는 특히 탄소 제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만큼 아예 탄소 배출을 확 줄일 수 있는 청정에너지 비율을 대폭 늘리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EA는 26일(현지시간) '넷제로(탄소 배출 제로) 로드맵'을 업데이트하면서 이러한 의견을 내놓고 국제 사회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사상 최고치인 370억t.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 늘었다. 지금까지 청정에너지 확대와 전기차 판매의 기록적인 성장 덕에 화석 연료 수요가 점차 줄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상은 달랐던 것.
IEA는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했다.
먼저 2030년까지 전 세계 청정에너지 발전 용량을 3배로 늘리면 2030년까지 화석 연료 수요를 25% 이상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올해 전 세계적으로 1조 8,000억 달러(약 2,430조원)에 이르는 청정에너지 투자 규모를 2030년대 초반까지 연간 약 4조5,000억 달러(약 6,077조)로 늘려야 한다는 게 IEA의 주장이다.
현재 청정에너지 활용은 선진국과 중국 등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지만 기타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청정에너지 확산에 필요한 니켈과 리튬 같은 주요 광물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격차 해소도 관건이다. 주요 광물이 특정 국가에 몰려있어 지정학적 긴장이나 기상 이변에 따라 공급 중단의 위험이 크고, 이는 청정에너지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긴밀하고 강력한 국제 협력이 청정에너지 확대에 필수적"이라며 세계 각국이 이를 위해 기후와 지정학을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햇다.
IEA는 또한 2030년까지 에너지 집약도 개선 속도를 두 배로 늘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렇게 하면 도로 운송에 사용되는 석유 소비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며 동시에 경제성도 개선할 수 있다는 것.
IEA는 전기차와 열펌프 같은 기술의 급성장도 2030년까지 배출량 감축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판매는 2030년 신차 판매의 3분의 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열펌프 판매량도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