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무탄소 연합’ 설립 주도… 원전·수소 앞세워 韓기업 시장 확대 노린다 [윤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유엔총회 기조연설서 ‘CF연합’ 결성 제안
재생에너지 불리한 韓의 RE100 부담 낮춰
10월까지 ‘CF연합’ 결성 국내 작업 마무리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욕)=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원자럭발전, 수소 등을 포함한 ‘무탄소(CF·Carbon Free)에너지’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하며 ‘CF연합(Carbon Free Alliance)’ 결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와 같은 고효율 무탄소 에너지를 폭넓게 활용할 것”이라며 “무탄소 에너지 확산을 위해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인 CF연합을 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무탄소에너지는 직접적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기를 생산해내는 일체의 에너지원을 지칭한다.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 탄소포집저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때문에 재생에너지로 사용전력 100%를 충당할 것을 요구하는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에 비해 한층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탄소중립을 위한 세계 각국의 에너지정책 방향도 재생에너지와 함께 무탄소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수렴되는 양상이다. 실제 유엔의 에너지분야 협력기구인 UN에너지 주도로 2021년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가 출범키도 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최상목 경제수석은 전날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CFE 이니셔티브는 RE100을 대체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범위를 확장하는 것으로 RE100을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RE100은 재생에너지 확산에 기여한 측면은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재생에너지 여건이 불리한 국가의 기업들은 상당한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량이 작고 발전비용도 주요국과 비교하면 2∼3배 높은 수준”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 캠페인으로 출발한 RE100을 또 하나의 무역장벽으로 느끼는 이유”라고 했다.
특히, ‘CF연합’이 결성된다면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원전, 수소 등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글로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업들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구현을 위한 선택지가 생겼다는 의의도 있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이 제안한 ‘CF연합’ 이니셔티브가 본격 추진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원전과 수소자동차, 수소연료전지의 시장이 전 세계로 확장되면서 우리의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
‘CF연합’의 미션으로는 ▷민간의 혁신·투자, 국제공동연구 촉진 ▷무탄소에너지 이행·검증체계 및 국제표준 마련 ▷개발도상국의 무탄소에너지 접근성 제고 등 크게 3가지가 꼽힌다.
최 수석은 “무탄소에너지가 단순한 잠재력을 넘어 탄소중립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간의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이 주도하게 될 ‘CF 연합’은 글로벌 기업 뿐 아니라,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등 전 세계 누구나 함께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논의기구로서 우리나라의 50여개 기업, 단체 등이 참여하는 CFE 포럼이 지난 5월 공식 출범했다”며 “앞으로 CFE 포럼 주도로 10월까지 국내에서 ‘CF 연합’ 결성작업을 마무리하고, 이후 글로벌 기업, 각국 정부, 국제기구 등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아웃리치를 전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yuni@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2023.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