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국내 연구팀이 미생물을 이용해 이산화탄소(CO₂)를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생산 효율을 기존 대비 1.6배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청정에너지연구센터 고자경 선임연구원, 이동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로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를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생물·전기 융합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PHA는 미생물이 합성하는 천연 고분자로 토양이나 해양 환경에서 생분해되며 식품 포장재나 의료용품 등에 쓰인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먹어 PHA를 만드는 수소 산화 박테리아 배양을 위해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수소를 미생물이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공급하는 전기화학 기술과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로부터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미생물 배양 기술을 개발했다.
이어 연구팀은 물을 전기분해 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인 활성산소와 금속이온이 나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리 첨가 촉매를 개발했다.
수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촉매 표면에 붙은 구리가 미생물 배양액에 녹았다 다시 전극으로 돌아가는 순환 과정에서 활성산소를 분해하는 원리를 밝혀내고 이를 적용한 것이다.
생물전기합성 반응서 구리 해독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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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기존 촉매를 활용할 때보다 수소 생산성과 활성산소 제거율이 높아져 미생물의 PHA 생산성이 기존 1ℓ당 300㎎에서 487㎎으로 높아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반응조를 대용량화해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 대비 2~5배 높은 생산 단가를 낮추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 선임연구원은 "생물공학과 전기화학 분야의 융합 원천 기술로 전기에너지로 이산화탄소를 복잡한 고분자 물질로 바로 변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로 많은 발전과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이달 12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사이언스'에 실렸다.